작년 말쯤 회사 동료가 점심시간에 대뜸 'S&P500 ETF 사려는데 SPY랑 VOO 뭐가 달라?'라고 물어봤는데, 저도 둘 다 갖고 있으면서 명확하게 설명을 못 했어요. 그날 저녁에 집에 와서 새벽 1시까지 비교 자료 뒤지다가 다음 날 알람을 못 듣고 지각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돈쭐남 김경필님 영상을 보면서 정리한 내용을 제 경험이랑 같이 풀어보려고 해요. S&P500 ETF에 관심은 있는데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S&P500 지수가 미국 대표 지수인 이유
S&P500은 미국 스탠다드 앤 푸어스사가 기업 규모, 유동성, 산업 대표성을 기준으로 선정한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예요. 나스닥은 AI나 IT 같은 기술주 중심이라 변동성이 크고, 다우존스는 전통 산업 위주라 성장성이 좀 아쉬운데, S&P500은 공업 400개, 운수 20개, 공공 40개, 금융 40개를 포함하고 있어서 미국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느낌이 있습니다. 워런 버핏도 지속적인 저축, 미국 경제의 순풍에 올라타는 힘, 치명적 실수를 피하는 것 이 세 가지를 강조했는데, 이걸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 S&P500 ETF 장기투자라는 게 영상의 핵심 논지였어요. 저도 처음에는 개별 종목 위주로 투자했는데, 2024년 초에 특정 반도체주 하나에 몰빵했다가 -27% 맞고 석 달간 계좌를 안 열었던 적이 있거든요. 그 이후로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ETF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SPY: 세계 최초 S&P500 ETF의 존재감
SPY는 State Street Global Advisors에서 운용하는 ETF로 1993년에 출시됐어요. 세계 최초의 S&P500 ETF라는 타이틀답게 운용 자산 규모가 6,200억에서 6,300억 달러에 달하고, 일평균 거래대금이 271억 달러로 유동성이 압도적입니다. 다만 운용 보수가 0.0945%로 나머지 두 ETF 대비 약 3배 수준이에요. 영상에서도 언급했듯이 기관 투자자들이 대량으로 매매할 때 유리한 구조인데, 솔직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 유동성 차이가 체감될 정도인가 하면 좀 의문이 들긴 합니다. 배당 수익률은 약 1.63%로, 시세차익 중심의 ETF라는 성격이 뚜렷하죠.
VOO와 IVV: 수수료 차이가 만드는 장기 격차
VOO는 인덱스 펀드로 유명한 뱅가드에서 2010년에 출시한 ETF이고, IVV는 블랙록이 2000년에 내놓은 상품이에요. 두 ETF 모두 운용 보수가 0.03%로 SPY의 3분의 1 수준인데, 이게 단기적으로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10년, 20년 장기로 가면 복리 효과 때문에 꽤 유의미한 차이가 납니다. VOO의 운용 자산 규모는 최근 자금 유입이 늘면서 6,480억 달러까지 커졌고, IVV도 6,000억 달러 이상으로 규모 면에서 뒤지지 않아요. 배당 수익률은 둘 다 1.67%로 거의 동일합니다.
영상에서 흥미로웠던 건 IVV가 종목 구성의 회전율이 조금 높아서 트렌드 변화를 미세하게 빨리 반영한다는 점이었는데, 솔직히 실제 수익률로 보면 20년 기준 세 ETF 모두 연평균 10.4%로 동일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결국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핵심 변수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배당 ETF와 S&P500 ETF는 결이 다르다
영상에서 슈드(SCHD) 같은 배당성장주 ETF와의 차이도 설명해줬는데, 이게 저한테는 꽤 와닿았어요.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은 번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니까 주당 순자산이 크게 안 늘어나고, 따라서 주가 상승 폭이 제한적이에요. 슈드의 평균 배당 수익률이 3.95% 정도인 반면 S&P500 ETF는 1.6% 대에 그치지만, 대신 지난 3년간 약 33.7%의 시세차익이 있었다는 거죠. 뭐랄까, 배당 ETF는 매달 용돈 받는 느낌이고 S&P500 ETF는 자산 자체를 불려나가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30대 초반이라 아직 배당보다는 자산 증식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S&P500 ETF 비중을 좀 더 높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S&P500 ETF 맹신은 위험할 수 있다
근데 영상 보면서 좀 아쉬웠던 부분도 있어요. S&P500이 지난 20년간 연평균 10.4% 수익률을 기록한 건 사실이지만, 이게 앞으로도 똑같이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이후에는 S&P500이 거의 10년 가까이 제자리였던 적도 있고, 지금 미국 주식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꽤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신경 쓰입니다. 그리고 환율 리스크도 있어요. 한국에서 달러로 미국 ETF를 사면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갈릴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영상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거든요. 또 하나, 1억 모으기 전까지는 위험자산 편입을 자제하라는 조언이 나왔는데, 이건 사람마다 상황이 너무 달라서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VOO를 메인으로 가져가고 있어요. 수수료가 가장 낮은 축에 속하면서도 규모와 유동성이 충분하니까요. 얼마 전 가족 모임에서 '미국 ETF에 넣고 있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그게 뭔 주식이냐, 또 잃으려고'라고 하셔서 민망했는데, 이번에는 혼자 꾸준히 공부하면서 조용히 적립식으로 모아갈 생각입니다. 다만 S&P500 하나에만 올인하기보다는 국내 자산이나 채권 ETF로도 일부 분산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완벽한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수수료 비교하고 본인 투자 스타일에 맞는 걸 고르는 것만으로도 첫걸음은 뗀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