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점심시간에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 먹다가 핸드폰으로 써클 주가를 확인했는데, 하루 만에 20% 빠져 있더라고요. 숟가락 들고 멍하니 화면만 쳐다봤어요. 사실 저도 써클 주식을 소량 갖고 있거든요. 2월에 '스테이블코인 시장 커지면 이 회사가 수혜 아닌가?' 싶어서 조금 담았는데, 클래리티 법안 초안 나온 뒤로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어졌습니다. 오늘은 이 법안이 대체 뭐길래 코인 업계가 이렇게 흔들리는 건지, 제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해요.
클래리티 법안이 뜨거운 진짜 이유
클래리티 법안을 한 줄로 요약하면,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를 누가 어떻게 규제할지 정하는 법이에요. 근데 이게 왜 이렇게 난리냐면,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 때문입니다. 지금 미국 대형 은행 예금 이자가 0.01~0.39% 수준인데, 코인베이스에 USDC를 넣어두면 연 4.1%가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예금 8,800조 원이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니까, 로비에 수백억 원을 쏟아붓고 있는 거예요. 2025년 7월에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직접 이자를 주는 건 금지됐는데, 거래소가 중간에서 이자를 주는 건 법에 빠져 있었거든요. 이 허점 하나가 은행 vs 크립토의 전면전을 만든 셈이죠.
합의 발표 3일 만에 환호가 당혹으로
3월 20일에 공화당 틸리스 의원과 민주당 알소브룩스 의원이 합의했다고 발표했을 때, 크립토 업계에서는 '99% 해결됐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해요. 저도 그날 밤에 관련 기사 읽으면서 '이제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더 오르겠다' 싶어서 좀 설렜거든요. 근데 3일 뒤인 3월 23일 실제 초안이 공개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패시브 이자, 그러니까 그냥 넣어두면 자동으로 이자 받는 구조는 전면 금지. 여기까진 예상했는데, 간접적으로 주는 것도 금지라는 조항이 있었어요. 서클이 국채 수익을 코인베이스에 나눠주고, 코인베이스가 고객한테 이자를 지급하는 우회 구조까지 막겠다는 겁니다. 코인베이스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이 정확히 이거라서, 시장 충격이 꽤 컸죠.
트럼프 이해충돌과 민주당 60표 변수
법안 자체의 내용도 복잡한데, 정치적 변수가 더 꼬여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이 크립토 편을 자처하면서 비트코인 국가 전략 준비금까지 선언한 건 잘 알려져 있죠. 문제는 트럼프 본인이 크립토 관련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인데, 민주당이 여기에 이해충돌 조항을 넣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본회의 통과에 필리버스터를 막으려면 60표가 필요한데 공화당은 53석이에요. 민주당에서 최소 7표를 끌어와야 하는데, 이해충돌 조항 없으면 표를 안 주겠다는 입장이라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거죠. 같은 행정부 안에서 재무장관은 크립토 업계에 '규제 싫으면 엘살바도르 가라'고 하고, 대통령은 은행들한테 '크립토 훼방 놓지 마라'고 하는 상황이니까, 솔직히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써클 폭락과 코인베이스 전망
써클은 초안 공개 당일 20% 폭락했는데, 클래리티 법안 악재에 더해서 경쟁사 테더가 빅4 회계법인 감사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도 겹쳤어요. 써클의 핵심 경쟁력이 '투명한 감사를 받는 회사'였는데 테더까지 그 기준을 맞추면 차별점이 흐려지니까요. 다만 2월 초부터 폭락 직전까지 170% 올랐던 걸 생각하면 조정이 와야 할 타이밍이긴 했습니다. 번스타인 목표가 190달러, 미즈호 120달러를 유지하면서 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고요. 코인베이스는 연초 대비 20% 넘게 빠졌는데, 증권사 컨센서스 목표가가 252달러이고 현재가 181달러 수준이에요. 클래리티 법 통과 시 기관 자금 유입의 최대 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지만, 액티비티 베이스드 리워드 기준이 좁게 잡히면 스테이블코인 관련 매출 20%가 타격받을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습니다.
코인베이스 CEO 암스트롱의 행보도 중요한 변수예요. 1월에 마크업 전날 반대 선언을 올려서 일정을 취소시킨 전력이 있거든요. 지금은 침묵하고 있는데, 수용 신호를 보내면 4월 마크업이 열리고 5월 본회의까지 갈 수 있고, 또 반대하면 일정이 밀려서 올해 통과 자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고 합니다.
개인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리스크
솔직히 이 법안을 공부하면서 느낀 건, 뉴스 헤드라인만 보고 움직이면 진짜 위험하다는 거였어요. 저도 작년에 동료한테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괜찮지 않아?' 하고 추천한 적이 있는데, 둘 다 타이밍을 못 잡아서 한동안 계좌를 안 열었거든요. 그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좀 신중해지려고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액티비티 베이스드 리워드의 실제 기준은 SEC, CFTC, 재무부가 12개월 안에 정하도록 위임된 상태라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규정이에요.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헤드라인만큼 나쁘지 않다, 우회로가 있을 것'이라고 봤지만, 그 우회로가 어디까지 열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게다가 4월 마크업도 못 하면 11월 중간 선거 시즌에 묻혀서 2026년 통과 확률이 극도로 낮아진다는 경고도 있고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다짐한 게 하나 있어요. 주말에 친구한테 써클 얘기를 꺼냈더니 '또 테마주 타는 거야?'라는 반응이 돌아왔는데, 그 말이 좀 찔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떠들지 말고 혼자 구조를 공부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당장 추격 매수보다는 암스트롱 입장 발표와 4월 마크업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결국 이 싸움은 8,800조 원짜리 예금을 둘러싼 은행과 크립토의 구조적 전쟁이고,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