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새벽에 유가 뉴스 보다가 잠을 설쳤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더라고요. 작년에 중동 긴장 고조됐을 때 에너지 관련주 좀 담았다가 -18%까지 맞고 두 달 동안 계좌를 안 열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냉정하게 상황을 정리해보려고 이권희 대표님 영상을 꼼꼼히 봤는데, 솔직히 들으면 들을수록 불안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나스닥·S&P 500 동반 하락 배경
영상에서 다룬 시점 기준으로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했는데, 나스닥이 0.9%, S&P 500이 약 0.5% 빠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경질적인 발언이 시장 심리를 눌렀다는 분석이었는데, 저도 당시 미국장 끝나고 바로 선물 차트를 확인했거든요. 점심시간에 회사 화장실에서 몰래 나스닥 선물 보다가 동료한테 '너 또 주식이지?' 하고 딱 걸렸는데, 민망하면서도 '이거 진짜 심각한 건가' 싶은 불안감이 더 컸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됐던 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강보합으로 마감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5% 넘게 올랐다는 점이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가 98달러의 의미
지금 시장의 모든 시선은 페르시아만, 정확히는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WTI 기준 유가가 98달러 선까지 치솟았고, 이전에 60~70달러대 저유가 시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습니다. 이란이 인도 국적 LNG 운반선은 통과시키면서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유럽 국가들이 개별적으로 이란에 로비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고요. 뭐랄까, 이란이 갑이 되어버린 구도인 거죠.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은 에너지의 70~9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고 있어서, 이게 단순한 남의 나라 전쟁이 아니라 우리 생활물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이슈입니다.
GDP 둔화와 PCE 물가 동시 상승의 위험
전쟁 이슈만 있는 게 아닙니다. 미국 4분기 GDP가 연환산율 기준 0.7% 증가에 그쳤는데, 3분기 4.4%와 비교하면 급격한 둔화입니다. 여기에 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0.4% 상승하면서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 수치가 전쟁 이슈를 아직 반영하지 않은 거라는 게 핵심이에요.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대에서 4달러 돌파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앞으로 PCE가 어떻게 나올지는 솔직히 좀 무섭습니다.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가 점점 현실감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
어도비 같은 기업이 실적은 잘 나왔는데도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클로드 같은 AI가 디자인 영역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공포가 의외로 크다고 하더라고요. 기업 실적이 괜찮아도 미래 전망에 대한 불안이 주가를 누르는, 그런 복합적인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세계화 종말과 에너지 수입 다변화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세계화는 끝났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예전에는 효율성 중심으로 물건 잘 만드는 나라가 만들고, 농산물 잘 키우는 나라가 재배해서 교환하면 됐는데, 이제는 안보 관점에서 비싸더라도 직접 만들고 직접 확보해야 하는 시대가 된 거죠. 미국이 한국에 LNG 터미널 개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쉽게 말하면 '네가 사갈 항구를 네가 만들어라'라는 겁니다. 근데 이게 국가 차원에서 보면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나쁘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조선주나 LNG 관련 인프라주를 눈여겨볼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고요.
현금 30% 전략, 과연 현실적인가
영상 제목처럼 현금 30%를 확보하라는 조언에 대해서는 솔직히 반은 공감하고 반은 좀 회의적입니다. 물론 지금처럼 변수가 많은 장에서 현금이 무기가 되는 건 맞아요. 근데 저 같은 평범한 직장인 입장에서 보면, 투자 원금 자체가 크지 않은데 거기서 30%를 현금으로 빼놓으면 나중에 반등했을 때 수익률이 너무 아쉬워지거든요. 작년에도 '현금 확보하라'는 말 듣고 일부 정리했다가 반등장에서 다시 못 탄 경험이 있어서, 이런 조언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유가가 해결돼도 80달러 아래로는 안 떨어질 거라는 전망도 결국 예측일 뿐이잖아요.
어제 가족 모임에서 아버지가 '요즘 주식 어떠냐'고 물으셨는데, 중동 얘기까지 꺼냈다가 '그런 위험한 데 돈을 왜 넣냐'는 핀잔만 들었습니다. 근데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 지금 시장은 정말 모르는 거투성이고, 전쟁 한 방에 모든 분석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남한테 종목 얘기 안 하고, 혼자 공부하면서 분할매수 원칙이랑 현금 비중 조절을 좀 더 타이트하게 가져가려고 합니다. 폭락장이 오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그 기회를 잡으려면 일단 살아남아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