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새벽에 화장실 가서 유가 차트를 확인하다가 배럴당 100달러 찍힌 걸 보고 잠이 확 깼습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에너지 관련주를 좀 담았다가 타이밍을 못 잡고 -18%까지 물렸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오니까 솔직히 심장이 좀 쿵쾅거리더라고요. 이데일리 마켓인센터 권소현 센터장의 유가 분석 영상을 보면서 정리한 내용을 공유해볼게요.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왜 갑자기 급등했나
이번 유가 급등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통행량이 일주일 만에 80~90% 급감했다고 하는데, 이 해협은 세계 원유와 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물류 길목이에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배럴당 60달러대였던 유가가 약 50% 급등한 셈이라, 시장 충격이 상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심리를 진정시키려 했고, G7 재무장관들도 약 12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간밤에 상승세가 좀 누그러지긴 했는데, 근본적으로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으면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1~2차 오일쇼크와 현재 유가의 차이점
영상에서 과거 오일쇼크 사례를 꽤 상세하게 정리해줬는데, 저도 공부하면서 새삼 놀랐어요. 1차 오일쇼크 때는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네 배 뛰었고, S&P 500이 2년간 약 45% 하락했습니다. 2차 오일쇼크 때는 13달러에서 39달러로 세 배 올랐고 더블딥 침체까지 왔고요. 1990년 걸프전 때도 20달러대에서 40달러로 두 배 올랐는데, 이걸 3차 오일쇼크로 볼지는 아직 의견이 갈립니다. 지금은 약 50% 상승이라 과거 쇼크 수준의 배율에는 미치지 않지만, 만약 150달러까지 간다면 그때는 명확한 오일쇼크로 봐야 한다는 게 센터장의 분석이었어요. 솔직히 점심시간에 동료한테 '지금 오일쇼크 수준이래' 하니까 '에이 설마' 하던데, 숫자를 놓고 보면 그냥 웃어넘길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한 이유
한국처럼 제조업 기반이면서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는 유가 상승의 충격이 직접적으로 옵니다. 정부가 올해 초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제시했는데, 그때 전제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2달러였거든요. 지금 100달러 근처까지 올라왔으니 하향 조정은 사실상 기정사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요.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150달러 이상일 경우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2.9% 급등, 경상수지는 약 767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니까 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물류비까지 올라가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교역에 차질이 생기면 수출 기업도 타격을 받고, 수입 물가 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면 달러 유입이 감소해서 환율까지 오르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찍기도 했으니까 이게 빈말이 아니라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과거 오일쇼크보다 충격이 덜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산업 구조가 1970년대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에요. 전기차 보급 확대와 건물 에너지 효율 규제 덕분에 같은 경제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석유량 자체가 줄었고, GDP 대비 석유 소비 비중도 7~8%에서 약 3%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산유국 구조도 바뀌었는데, 미국의 셰일오일, 캐나다의 오일샌드, 브라질 등 중남미 해상 유전까지 공급원이 다변화되면서 OPEC의 절대적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요. 거기에 IEA 회원국들이 의무적으로 90일 이상 석유 수입량을 비축해놓고 있어서, 비축유라는 안전판의 존재 자체가 심리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경계해야 할 현실적 리스크
근데 저는 이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전망에 100% 동의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에너지 효율이 좋아졌다고 해도 한국은 여전히 원유 수입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고, 석유화학이나 정유 같은 에너지 집약 산업의 비중도 크거든요. 그리고 비축유 방출이 실제로 이뤄진다 해도 그건 한시적 대응이지 근본적인 공급 정상화가 아니잖아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2주, 한 달 이어지면 비축유만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올 수밖에 없고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 발언도 이른바 '트럼프 치킨' 패턴이라 시장이 진정되면 다시 강경 발언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서, 지금 심리적 안정이 오래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2022년에 에너지 관련주 타이밍 잡겠다고 들어갔다가 고점에서 물려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섣불리 테마성 매매에 뛰어들 생각이 없어요. 가족 모임에서 '유가 올랐으니까 정유주 사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차마 지난번 손실 얘기를 못 꺼내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만 했습니다.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실제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비축유 방출이 구체화되는지를 좀 더 확인하면서 내 포트폴리오에서 유가 민감 종목의 비중을 점검하는 게 우선인 것 같아요. 뭐랄까, 뉴스에 휘둘려서 급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구조를 이해하고 기다리는 게 결국 덜 아프더라고요.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kSzRj2Fb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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