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벽에 오라클 실적 발표 보겠다고 알람 맞춰놓고 일어났다가, 결국 다음 날 출근길에 눈 비비며 후회한 적이 있어요. 근데 장전에 시간외 주가가 확 뛰는 걸 보고 '아, 그래도 확인하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요즘 하루는 매도 사이드카, 하루는 매수 사이드카가 터지는 장이다 보니 멘탈 관리가 투자 실력보다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에 머니올라 채널에서 하창완 본부장님이 출연해서 오라클 실적과 변압기 산업,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꽤 알찬 이야기를 해주셔서 정리해봤습니다.
오라클 3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의 의미
오라클이 3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오라클을 필두로 AI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수익화 문제가 계속 화두였거든요. 데이터 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데 과연 자금 조달은 가능한지, 투자만 하고 수익은 언제 나오는 건지에 대한 우려가 정말 컸습니다. 저도 솔직히 AI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기존 서비스를 대체해서 바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회의적이었는데, 이번 실적이 그런 불안을 어느 정도 덜어준 것 같아요. 물론 한 분기 실적만으로 완전히 안심하기엔 이르지만, 적어도 AI 산업의 성장 스토리가 허황된 건 아니라는 시그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아직 끝나지 않은 변수
하창완 본부장님이 강조한 부분 중 하나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호르무즈 해협 이슈로 WTI가 79달러까지 빠졌다가 80달러 후반으로 다시 올라오는 등 원유 시장이 요동을 쳤는데, G7의 공동 대응 선언이나 일본의 비축유 방출 결정, 우회 공급 계획 같은 내용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진정이 됐다고 합니다. 근데 트럼프 대통령이 비축유를 안 풀겠다고 했다가 분위기가 바뀌고, 트루스 소셜에서 한마디 하면 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이니 뭐랄까, 뉴스 하나에 너무 휘둘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작년에 유가 급등 때 에너지 관련주를 좀 담았다가 며칠 만에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12%를 맞고 한 달간 계좌를 안 열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때 동료한테 '같이 사자'고 했다가 둘 다 물려서 점심시간이 좀 어색해졌던 건 비밀입니다.
변압기 산업 전망, 여전히 유효한 성장 테마
하창완 본부장님 하면 변압기 산업을 빼놓을 수 없죠. 본부장님이 이전부터 변압기 관련 산업을 꾸준히 추천해왔는데, AI 데이터 센터 확장이 계속되는 한 전력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데이터 센터는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고, 그 전력을 안정적으로 변환해서 공급하려면 변압기가 필수적이니까요. 실제로 오라클 같은 빅테크가 실적으로 AI 투자 정당성을 증명해주면, 결국 그 뒤에 있는 전력 인프라 기업들에도 온기가 전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AI 소프트웨어 실적이 좋아지면 데이터 센터 투자가 지속되고, 데이터 센터가 늘면 변압기 수요가 따라오는 연결고리인 셈이죠. 단순 테마가 아니라 산업 밸류체인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본부장님 주장의 핵심이었습니다.
산업 매매 관점에서 보는 현재 시장
인상 깊었던 건 '만약 한 번 더 큰 충격이 온다면 그게 오히려 좋은 매수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었어요. 이미 시장이 고점 대비 상당히 조정을 받은 상태이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소화도 어느 정도 진행됐기 때문에 현금을 일부 보유하면서 산업 매매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코스피가 한 3% 정도 반등하는 날 녹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고 CPI 발표나 반도체 이벤트 같은 변수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으니 긴장감은 유지해야 한다는 뉘앙스였어요. 트레이딩보다는 산업의 큰 그림을 보고 접근하라는 조언이 개인 투자자에게는 현실적으로 더 유용한 것 같습니다.
낙관론만 믿기엔 여전한 리스크 요인들
다만 저는 몇 가지 부분에서 좀 조심스러워요. 오라클 한 분기 실적이 좋다고 AI 수익화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잖아요. 데이터 센터 투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몇 분기 연속으로 이런 흐름이 이어져야 진짜 확인이 되는 거고, 변압기 산업도 이미 주가에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을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지정학적 리스크는 말 그대로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라 '과거 패턴과 유사할 것이다'라는 가정 자체가 위험할 수 있어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정말 본격화되면 비축유 몇 배럴 풀어서 해결될 수준이 아닐 텐데, 이걸 너무 가볍게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솔직히 있습니다.
결국 이번 영상을 보면서 느낀 건, 시장이 불안할수록 산업의 구조적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가 크다는 거예요. 저도 이번에는 누구한테 종목 추천하거나 같이 사자고 하지 않고, 혼자 공부하면서 판단하려고 합니다. 지난번에 가족 모임에서 투자 얘기 꺼냈다가 아버지한테 '그런 거 하지 말고 적금이나 들어라' 소리 듣고 조용해졌던 경험이 있어서요. 공부해서 결과로 보여드리는 게 맞겠죠. 변동성이 큰 만큼 현금 비중 관리하면서 차분하게 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