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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하고 유튜브를 켰다가 '섬뜩한 경제학' 채널의 영상 하나에 멈췄다. 560조 원어치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보다 보니 등골이 서늘해져서 맥주 캔을 내려놓고 메모장을 열었다. 솔직히 요즘 시장이 너무 잔잔해서 슬슬 추가 매수할까 고민 중이었거든. 근데 이 영상 보고 나니까 내가 뭘 놓치고 있었는지 좀 보이는 것 같아서 정리해본다.
560조 재고 방파제의 정체
영상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룬 건 작년에 기업들이 쌓아둔 560조 원 규모의 재고 이야기였다. 관세 인상이랑 물류비 상승을 예상하고 미리 물량을 확보해뒀던 건데, 덕분에 우리가 작년 한 해 물가가 생각보다 안정적이라고 느꼈던 거다. 근데 이게 올해 1분기부터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다고 한다. 창고가 비면 기업들은 높아진 원가를 반영한 새 물건을 매대에 올릴 수밖에 없고, 그때부터 진짜 물가 인상 압력이 한꺼번에 터진다는 논리다.
나도 작년 말에 이상하다 싶었던 게 있다. 회사 근처 다이소에서 늘 사던 충전 케이블이 그대로 천 원이길래 '관세 올랐다면서 왜 안 올랐지?' 했거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옛날 재고였던 거다. 최근에 같은 제품 사러 갔더니 1500원으로 올라 있더라. 아직은 소소한 수준이지만, 이런 게 모든 품목에서 동시다발로 터지면 체감 물가는 확 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월 연준 의장 교체가 중요한 이유
영상에서 진짜 강조한 건 5월이었다. 연준 의장 교체 시기가 다가오는데, 새로 오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돈의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거다. 특히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비둘기파가 오면 증시 폭등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영상에서는 오히려 그게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물가가 완전히 안 잡힌 상태에서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날뛸 거라는 걸 시장의 큰손들은 알고 있어서, 오히려 자금을 빼서 안전 자산으로 옮긴다는 논리다.
솔직히 이 부분은 좀 과장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의장 한 명 바뀐다고 그렇게까지 시장이 흔들릴까? 근데 2018년 파월 취임 초기에 금리 인상 발언 한마디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떠올려보니까, 아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건 시장의 본능이니까. 다만 영상에서 '핵폭탄급 변화'라고 표현한 건 좀 자극적이라는 느낌이 들긴 한다.
반대로 생각해볼 지점들
영상 전체적으로 공포 마케팅 느낌이 좀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560조 원 재고가 한꺼번에 소진되는 게 아니라 점진적으로 빠지는 거고, 기업들도 바보가 아니라서 한 번에 30% 가격 인상을 때리진 않을 거다. 소비자 이탈이 무서우니까. 그리고 연준 의장이 바뀐다고 해도 FOMC 위원들 전체가 바뀌는 게 아니라서, 정책 방향이 180도 틀어지긴 어렵다.
근데 또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게, 나도 최근에 ETF 리밸런싱하면서 현금 비중을 좀 늘려뒀거든. 작년 12월에 나스닥이 고점 찍고 조정 올 때 물타기했다가 3주 동안 계좌 파랗게 물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때 교훈이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더라'였다. 영상에서 정확히 그 표현을 쓰길래 좀 찔렸다.
현금 확보 전략에 대한 현실적 고민
영상에서는 4월 말까지 포트폴리오의 30% 이상을 현금화하라고 했다. 취지는 이해하는데, 막상 실행하려니 고민이 된다. 지금 들고 있는 종목들 중에 손실 구간인 것도 있고, 배당주는 팔기 아깝고. 그렇다고 전부 들고 있자니 5월에 진짜 큰 변동성이 오면 대응할 여력이 없어진다.
내 생각엔 일단 레버리지 상품이나 변동성 큰 개별주 위주로 정리하고, 배당 ETF나 단기채 ETF는 유지하는 게 현실적인 것 같다. 현금 비중 30%는 좀 과한 것 같고, 20% 정도면 어느 정도 방어하면서도 기회가 왔을 때 투입할 여력은 남겨둘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것도 내 상황에 맞는 판단이라 정답은 아니다.
결국 타이밍보다 체력 싸움
영상 마지막에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 방심한 자에게는 잔인한 겨울'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건 동의한다. 근데 준비라는 게 특정 시점을 정확히 맞추는 게 아니라, 어떤 상황이 와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두는 거라고 본다. 현금 좀 들고 있고, 무리한 레버리지 안 쓰고, 급락 때 패닉셀 안 하는 멘탈 갖추는 게 진짜 준비 아닐까.
오늘 점심시간에 회사 동료가 '요즘 시장 좋은데 왜 현금 늘려?'라고 물어봤다. 딱히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냥 좀 무서워서'라고 얼버무렸는데, 이 영상 링크나 보내줘야겠다. 공포 마케팅 요소가 있긴 해도,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 어떤 이벤트들이 있는지 한눈에 정리해주니까 참고는 될 것 같다. 나도 5월 전까지 포트폴리오 한 번 더 점검해봐야지.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xLbzyUsow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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