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2021년쯤 비트코인 처음 샀을 때 뭘 사는 건지 전혀 몰랐다. 회사 동기가 '야 너도 좀 사둬' 해서 50만 원어치 질렀는데, 다음 날부터 가격 떨어지길래 바로 손절했다. 그때 내 머릿속에 비트코인은 그냥 '변동성 큰 투기 상품'이었다. 근데 최근에 유튜브에서 비트코인의 기술적 원리를 설명하는 영상을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과 별개로, 이게 진짜 대단한 발명품이구나 싶었다.
비트코인에 대한 오해가 시작된 지점
대부분 사람들이 비트코인 하면 떠올리는 게 뭘까. 투기, 사기, 거품, 자금세탁 이런 것들이다. 나도 그랬다. 노벨 경제학상 받은 석학들도 비트코인 멀리하라고 하지 않나. 그런데 자꾸 주변에서 비트코인으로 돈 벌었다는 소문이 들리니까 헷갈리는 거다. 영상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이런 지적이었다. 경제학 전공자 입장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 개념이 전혀 안 맞는다는 것. 민간인이 만든 코드인데 가격은 요동치고, 누가 만든 건지도 모르면서 엄청나게 비싸니까 '이거 사기야?'라고 결론 내리는 게 가장 편하다는 말에 공감했다.
디지털에 원본 개념을 부여한 최초의 기술
영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장은 이거였다. 비트코인은 디지털에 아날로그의 속성을 입힌 역사적인 발명품이라는 것. 디지털 파일은 복사해도 원본과 구별이 안 된다. 그래서 디지털에는 '원본'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적어도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발명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이 부분을 듣고 좀 충격받았다. 그동안 비트코인을 그냥 '디지털 화폐'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근본적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 기술이었던 거다.
이중지불 문제란 무엇인가
사토시 나카모토의 여덟 장짜리 논문은 딱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바로 이중지불 문제다. 쉽게 말하면 철수가 순이한테 5만 원을 주고, 그 돈을 다시 영이한테 주는 것이다. 종이돈으로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한 번 주면 내 손에서 떠나니까. 그런데 디지털로는 가능하다. 복사본과 원본의 구별이 없으니까 보내고 나서도 내 손에 남아있는 거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돈이 거래되려면 이중지불을 막아줄 신뢰받는 기관이 필요했다. 은행이나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곳 말이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송금한다는 건 실제로 돈이 날아가는 게 아니라 은행 서버에서 내 계좌를 빼고 상대방 계좌를 더하는 것이다.
채굴의 진짜 의미는 공증 참여 비용
여기서 채굴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영상에서 재밌게 설명해줬는데, 채굴이라는 말이 오해를 많이 유발한다고 했다. 곡괭이가 연상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런 게 아니다. 채굴자들은 거래를 공증하는 심판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이다. 근데 여기서 천재적인 설계가 있다. 심판으로 참여하려면 엄청난 전기 비용을 써야 한다. 공짜로 얻는 게 아니라 비용을 들여서 코인을 얻는 거다. 그래서 누군가 매수하려고 해도 매수를 당하면 비트코인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가격이 폭락하면 자기가 들인 전기 비용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이기적이기 때문에 정직해지는 구조인 거다.
비트코인 1달러 돌파가 10만 달러보다 중요한 이유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여기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초기에 조용히 기다린 이유가 있었다. 정부나 대형 기관이 비트코인을 파괴하려고 돈을 쓰면서 심판자로 위장해 들어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거다. 근데 이걸 언급하면 공격이 들어오니까 침묵했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1달러를 넘기를 기다렸다. 1달러를 넘으면서 가치가 생기고, 채굴자들이 진지하게 기계를 사고 전기를 쓰기 시작했다. 채굴 파워가 늘어나면 금고의 외벽이 두꺼워지는 것과 같다. 비트코인 안에 10달러의 가치가 있으면 이걸 깨는 데 드는 비용도 10달러로 맞춰지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솔직히 영상 내용에 다 동의하는 건 아니다. 기술적으로 대단한 발명품이라는 건 이제 이해가 된다. 근데 그게 투자 가치와 직결되는지는 별개의 문제 아닌가. 작년에 회사 선배가 비트코인 반감기 온다고 막 사라고 했을 때 나는 또 안 샀다. 2021년에 손절한 트라우마가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선배는 꽤 수익을 봤고 나는 구경만 했다. 기술이 대단하다는 것과 지금 사야 하는지는 다른 얘기다. 가격 변동성 문제를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아무 문제 아니다'라고 하는 것도 좀 의아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명히 문제니까.
이 영상을 보고 나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점이 좀 바뀌긴 했다. 무작정 투기라고 치부하기엔 기술적 근거가 탄탄하고, 그렇다고 무조건 사야 한다고 하기엔 여전히 리스크가 크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비트코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격 차트만 볼 게 아니라 이중지불 문제가 뭔지, 채굴이 왜 필요한지 같은 기본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거다. 나도 이제서야 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투자 여부는 각자 판단할 문제지만, 적어도 뭘 사는 건지는 알고 사자는 게 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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