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CPI 발표 시간에 맞춰 새벽까지 버티다가 결국 알람만 맞춰놓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이불 속에서 핸드폰부터 켰어요. 숫자 확인하고 솔직히 '아, 또 이러네' 싶었습니다. 안 떨어지는 물가, 안 내려가는 금리. 요즘 출근길 지하철에서 경제 유튜브 틀어놓는 게 습관인데, 오늘은 유독 한숨이 나오더라고요. 금리인하 기대하면서 채권 ETF 좀 담아뒀던 제 포트폴리오가 자꾸 눈에 밟힙니다.
2월 CPI 발표 결과와 핵심 수치
이번에 발표된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헤드라인 기준 전년 대비 2.4%, 근원 CPI는 2.5%를 기록했어요. 두 수치 모두 전월과 동일하고, 시장 기대치에도 정확히 부합하는 이른바 '맹물 같은 데이터'였습니다. 2022년 6월에 9.1%라는 41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물가 상승률 자체는 확실히 내려온 건 맞아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더 안 떨어진다는 거죠. 희망적으로는 근원 CPI가 2.2~2.3%까지 내려오고, 헤드라인도 2.0% 수준으로 떨어져야 연준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를 검토할 텐데, 지금은 딱 멈춰 선 느낌입니다. 작년 말에 '올해 초면 2%대 초반 보겠지' 하면서 채권형 ETF를 좀 사뒀는데, 솔직히 요즘 계좌 열 때마다 좀 씁쓸해요.
서비스 물가와 주거비가 발목 잡는 구조
물가를 레고 블록처럼 기여도별로 쪼개서 보면, 전체 CPI에서 서비스 물가가 차지하는 기여도가 약 60%에 달하고 그중 절반 이상이 주거비라고 하더라고요. 근원 상품이나 식료품 쪽은 나름 안정화됐는데, 서비스 물가가 끈적끈적하게 버티고 있는 겁니다. 특히 주거비 상승률이 3.0% 근처에서 맴돌면서 2.5%까지 내려올 기미를 안 보이고 있어요. 저도 올해 초 월세 재계약하면서 체감했는데, 집주인이 '요즘 시세가 올랐다'면서 5% 인상을 통보하더라고요. 미국도 비슷한 상황인 거겠죠. 주거비라는 게 한번 오르면 잘 안 내려오는 속성이 있어서,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는 한 CPI의 추가 하락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국제유가 100달러와 중동 전쟁 변수
이번 2월 CPI 자체는 중동 전쟁 이전 데이터라서 유가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3월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찍으면서, 앞으로 발표될 3월과 4월 물가에는 확실히 상승 압력이 가해질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120달러를 넘겼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또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좀 무섭긴 해요. 다만 영상에서 흥미로웠던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동 전쟁을 장기화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쟁이 3월 내로 마무리되면 유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건데, 이건 정말 누구도 단정할 수 없는 영역이라 변수로만 두고 있어요.
실물 경제 관점에서 보면, 유가가 일시적으로 치솟았다고 정유사들이 원유를 막 사들이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단기전으로 끝나면 실제 물가 전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논리인데, 이게 '만약'에 기댄 시나리오라서 투자 판단에 바로 적용하기엔 좀 조심스럽습니다.
3월 금리인하 가능성과 시장 반응
CME 페드워치 기준으로 3월 금리 동결 확률이 99.3%까지 올라가 있어요. 사실상 금리인하는 없다고 시장이 확정 지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6월까지도 동결이 유력하고, 빨라야 7월에 한 차례 인하가 있을까 말까 하는 수준이에요. 올해 초만 해도 '상반기 안에 두세 번은 내리겠지' 기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거죠. 국채 금리도 CPI 발표 후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하는데, 시장이 이미 이 숫자를 다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지금 시장의 관심은 CPI가 아니라 중동 전쟁과 트럼프 발언에 쏠려 있다는 점, 이게 현재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금리인하 지연 시나리오의 리스크
저는 이 영상 분석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한 가지 좀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요. 중동 전쟁이 3월 말에 끝난다는 가정이 꽤 낙관적이라는 거예요. 이란의 보복이 예상보다 거셌고, 국제 외교가 그렇게 깔끔하게 마무리된 적이 많지 않잖아요. 만약 전쟁이 4월, 5월까지 이어지면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서 장기 체류하면서 물가 반등이 현실화될 수 있고, 그럼 금리인하는 올해 안에 한 번도 못 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열어둬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하나, PCE 물가 데이터에서 근원 물가가 추가 상승할 거라는 시장 우려도 무시하기 어렵고요. 금리인하 지연이 길어지면 성장주 중심 포트폴리오는 계속 압박받을 수밖에 없어서, 뭐랄까 방향을 하나로 잡기가 정말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회사 동료가 지난주에 '금리 곧 내린다며? 성장주 풀베팅 했다'고 해서, 저도 괜히 마음이 불안했어요. 저는 일단 추가 매수를 멈추고 금요일 PCE 데이터까지 확인한 다음에 움직이려고요. 지금은 '안 잃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마인드로, 현금 비중을 좀 더 늘려두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확실한 시그널이 올 때까지 조급해하지 않는 게 개인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스스로한테 계속 되뇌고 있어요.